지난 편을 통해서 시중에 통화량이 어떻게 늘어나며 그것이 결국 돈의 가치를 어떻게 떨어트리는지 알아볼 수 있었다.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대출과 예금을 통한 '신용창조'가 그 답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신용창조의 속도와 수량을 결정하는 '지급준비제도와 그 비율인 지급준비율'이 중요한 작용을 하고 있었다.
'지급준비제도'는 왜 생겨났을까?
지급준비제도 (Reserve Requirement System)
은행예금의 일정비율을 지급준비금으로서 중앙은행에 강제적으로 예금시켜,
그 비율을 상하로 조절하여 통화량을 조정하는 제도
[네이버 지식백과] 지급준비제도 (두산백과)
우선 '지급준비제도'는 기본적으로는 시중은행이 예금자에게 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위해 생겨났다.
예금자가 시중은행에 맡겨둔 돈을 찾으러 왔을 때 시중은행이 그 돈을 언제든 돌려줄 수 있도록, 항상 돈을 준비해놓록 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제도인 것이다. 시중은행이 예금자들로부터 받은 돈을 모두 다른 사람들이나 기업에 대출해주면 시중은행은 당장 가진 돈이 없고, 이때 마침 예금자가 돈을 찾으러 올 경우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금융시스템은 은행과 예금자 그리고 대출자의 정중앙에 있는 '신용(믿음)'을 기반으로 굴러간다. 예금자가 자신의 돈을 은행으로부터 찾을 수 없게 되는 순간 그 믿음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이것은 금융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은행은 믿음을 통한 금융시스템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예금자의 돈을 항상 준비해두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시중은행은 예금자가 언제, 얼만큼의 돈을 찾으러 올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시중은행은 예금의 어느정도 비율을 준비해놓고 있어야 적절한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지급준비율'이다. 이때, 시중은행이 예금을 항상 100% 준비해놓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예금자의 돈을 시중은행이 그저 '보관'만 하게 되는 것인데, 이것은 아주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도 예금자들은 예금한 돈을 잘 찾으러 오지 않기 때문이다.
'지급준비율'은 어떻게 정해졌을까?
지급준비율 (Reserve Requirement Ratio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 중에서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을 말한다. 흔히 줄임말로 지준률이라고 불린다. 지급준비율제도는 본래 고객에게 지급할 돈을 준비해 은행의 지급 불능 사태를 막는다는 고객 보호 차원에도 도입됐다.
[네이버 지식백과] 지급준비율 [reserve requirement ratio] (한경 경제용어사전)
시중은행이 예금의 일부를 항상 보관하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알겠는데, 얼마나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는 사실 나라마다 그리고 그 때 그 때 다르다. 하지만 아주 옛날부터 예금자들이 돈을 찾으러 오는 비율을 살펴보니 '대략 10%' 라는 통계적 수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과거부터 통상적으로 예금액의 10%를 지급준비율로 정했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각 나라의 상황별로 그 수치를 상황에 맞게 달리하고 있다. 지급준비율의 기원에 대해서는 과거 금세공업자의 은행업이 그 시작인데, 이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보다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대한민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지급준비제도'와 '지급준비율'을 통해 신용창조의 속도를 조절한다. 즉, 시중의 통화량이 늘어나는 속도를 조절하여 돈의 가치를 조절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제 비로소 돈의 가치를 누가 언제 그리고 어떻게 떨어트리는지 확실히 알 수 있게 되었다.
다음 편에는 신용창조를 일으키는 '은행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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